김대복 한의학 박사 (혜은당클린한의원장) |
[민주신문=홍의석 기자] 연말연시에는 위장이 과로하기 쉽다. 잦은 모임, 푸짐한 음식, 많은 음주에 직면하는 이유가 크다. 위장의 기능이 약화되면 음식물 분해력이 떨어진다. 이 상태에서 하부식도괄약근 조절기능이 저하되면 섭취 음식물이 입으로 역류한다. 이것이 식도역류질환이다. 주로 식후 트림을 할 때 음식물이나 위산이 식도로 넘어오는 현상이다.
식도와 위 사이에는 괄약근이 있다. 위장의 내용물이 식도로 올라가지 못하게 하는 기능이 있다. 만약 괄약근의 조임이 느슨해지면 위나 십이지장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한다. 이 경우 식도 점막에는 염증이 생긴다. 위장에는 점막으로 위산의 공격을 막는다. 반면 점막이 없는 식도는 위산에 계속 노출되면 상처를 입게 된다.
위산에 의해 식도에 염증이 생긴 게 역류성식도염이다. 이 질환은 소화불량이 지속되면서 발생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2017년에 역류성식도염으로 진료 받은 사람이 430만 명에 육박한다. 역류성식도염은 속 쓰림, 가슴 통증, 신물 역류, 목이물감, 쉰목소리, 마른기침, 만성기침, 입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
입냄새는 이물질 분해 과정에서 세균이 작용하면서 발생한다. 과로, 과식, 과음 등으로 위장기능이 저하되면 음식물의 십이지장으로 배출이 늦어진다. 이때 과부하가 걸린 위장에 압력이 높아지고, 음식물은 부패되면서 가스가 발생된다. 이 냄새가 위산과 함께 역류해 입냄새를 일으킨다. 역류성식도염의 원인은 스트레스, 수면 장애, 불규칙한 섭생 등이다.
예방과 치료는 생활습관 교정, 스트레스 해소다. 또 치료는 위산억제약 효과가 좋은 편이다. 그러나 위산 억제 약물치료는 투약을 중단하면 재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원인을 제거하는 근본 치료를 해야 한다.
이 질환은 간의 열이 위의 기능을 저하시킨 것이다. 이는 간과 위를 모두 다스리지 않으면 재발 위험이 있다는 의미다. 먼저, 간의 열을 잡고 위장의 안정을 꾀하는 게 바람직하다. 간의 열을 정상화하는 데는 가미치위탕 등이 효과적이다.
위장 강화는 위기(胃氣) 정체로 인한 소화불량은 소도법(消導法), 위기(胃氣) 저하로 소화액 분비가 적을 때는 보익법(補益法)을 쓴다. 염증과 궤양에는 청열법(淸熱法), 양기(陽氣) 저하 때는 조습법(燥濕法), 스트레스로 인한 감정변화는 해울법(解鬱法)을 생각한다. 또 간과 위장기능 강화 처방과 함께 환자의 체질에 따른 특수처방을 한다.
증상이 호전된 뒤에는 섭생에 특히 신경을 쓴다. 신선한 야채와 과일 섭취가 바람직하다. 반면 위를 자극하는 기름진 음식, 탄산음료, 커피, 술을 멀리하는 게 좋다. 주류나 고지방식은 하부식도괄약근의 압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탄산음료나 커피도 위산분비를 촉진하고, 위에서의 기포 생성 등으로 소화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수면자세는 베개를 높이는 형태가 좋다.
홍의석 기자 news@iminj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