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한의학 박사 (혜은당클린한의원장) |
[민주신문=홍의석 기자] “입이 마르고 속이 시커멓게 탄다!” 극심한 스트레스나 긴장 상황에서 곧잘 하는 표현이다. 불안이 가중되면 입이 마르게 된다. 이 같은 입안 건조 증세가 지속되는 게 구강건조증이다. 이 증상은 타액 분비가 줄어서 발생한다. 침 생성이 줄면 생활에 많은 불편이 나타난다.
입 안이 마르고, 혀에 백태가 짙게 끼면서 갈라진다. 입안 조직의 작열감, 삼킴 장애, 미각 약화, 발음 장애, 치주질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 혐기성 박테리아 대사가 활성화 돼 입냄새도 일으킨다. 그러나 구강건조증 자체는 질환으로 표기하지 않는다. 다양한 원인이 바탕이 된 증상이기 때문이다.
입이 가뭄 든 논바닥처럼 마르는 구강건조증은 노인에게 특히 많다. 60대 이상은 절반정도가 입마름을 겪고 있다. 요즘에는 취업, 학업, 인간관계 등 여러 가지 스트레스에 직면한 청장년 세대에서도 구강건조증은 증가하고 있다. 또 스트레스 권하는 사회에 사는 중년도 병원을 찾는 비율인 높아지고 있다.
입마름 원인은 약물 복용, 설사, 고열, 구강종양, 스트레스, 불면증, 우울증, 비타민 결핍, 철분 결핍, 노화, 자극성 음식, 소화불량, 과로, 면역성 저하 등을 들 수 있다.
일시적인 구강건조증은 수분섭취나 무설탕껌으로 순간적인 응급조치를 할 수 있다. 입마름이 만성인 경우는 구강건조증을 유발한 원인을 제거해야 하는데 심한 경우는 스테로이드 계통을 처방하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구강건조증을 구건(口乾), 구갈(口渴)로 표현하며 몸의 에너지인 정(精)의 약화, 신장의 음기(陰氣) 저하, 위장의 열(火) 등으로 파악한다. 정신적 부담이 크고, 육체적 기능이 떨어지면 화(火)가 심장에 부담을 줘 담적(痰積)이 발생한다.
담적은 음식 노폐물로 발생한 담 독소다. 독소는 자율신경 실조를 유발해 위장이 굳게 된다. 기혈이 원활치 않으면 진액이 걸죽하고 탁하게 변화된다. 이 같은 병리물질인 담(痰)은 기침을 해도 잘 뱉어지지 않고, 두통이나 흉통, 가슴 답답함을 일으킨다.
걱정과 불안의 지속되면 음식 소화가 잘 안 된다. 이때 위나 장에 담적이 발생하고, 식도를 통해 올라와 혀에 설태를 만들고 구강을 건조하게 한다. 코에 담적이 생겨도 입안을 마르게 한다. 담적은 소화기 증상과 전신증상을 포함한다.
한의학의 입냄새 치료 방법 중 하나가 담적을 다스리는 것이다. 담적도 소화기, 전신 증상에 따라 처방을 달리한다. 가령, 지속되는 소화기 담적은 폐기(肺氣)를 북돋고 가래를 삭이는 처방, 혈액과 위장 운동을 강화하고 담을 묽게 하는 처방 등을 한다. 구체적으로 독소배출을 촉진하는 백나각환(白螺殼丸), 도담탕(導痰湯), 죽력달담환(竹瀝達痰丸), 봉강환(蜂殭丸), 화견탕(化堅湯) 등이 도움 된다.
홍의석 기자 news@iminj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