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냄새를 일으키는 질환은 다양하다. 입 냄새와 연관 있는 다양한 질환과 치료법을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가 연재한다. <편집자 주>
잦은 기침, 목이물감, 허스키한 목소리, 목조임, 호흡불편…. 이 같은 목의 불편함을 달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이 단순 감기나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은 정도로 여긴다. 증상이 대수롭지 않고,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게 이유다. 크게 의식하지 않고, 몇 년을 그냥 흘려보내게 된다.
그런데 증상이 서서히 악화된다. 마른기침의 횟수가 잦고, 목 이물감으로 숨 쉬기가 곤란할 때도 있다. 부랴부랴 이비인후과나 내과를 방문해 목 내시경 등의 검사를 받는다. 목에 종양이나 이물질이 있다면 내시경 검사에서 확인이 된다. 하지만 여러 가지 검사를 해도 목은 깨끗하고 말짱하다. 답답함에 종합병원으로 달려가 정밀진단을 받아도 결과는 다르지 않다.
검사와 진찰을 한 의사는 “목 주변은 깔끔하다. 이상이 없는데 불편을 느끼는 것은 예민한 성격 탓으로 보인다”며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시며 편하게 마음을 가지라”고 한다. 때로는 역류성식도염 등의 소견을 밝히기도 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병명이라도 들으면 다행이다.
약이라도 처방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부는 약을 먹을 때는 괜찮은데, 복용이 끝나면 예전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또 일부는 이 약, 저 약을 다 먹어도 아예 소용이 없다. 이 경우, 그저 참고 견디게 된다. 증상은 더 악화된다. 갑작스럽게 목이 막혀 말하기가 쉬지 않을 때도 있다. 입에서 풍기는 냄새를 느끼기도 한다.
삶의 질을 팍팍 떨어뜨리는 이 같은 증상들은 한방에서 보면 후비루 가능성이 있다. 사람의 코와 목에서는 점액이 분비된다. 건강한 성인의 하루 점액 분비량은 300~600ml다. 점액은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목 뒤로 넘어간다. 그러나 코나 목에 염증 등이 발생하면 점액 배출에 이상이 생긴다.
이로 인해 점액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지거나 끈적이게 된다. 이는 목이 까칠한 이물감, 호흡의 어려움, 코 막힘, 마른기침, 목통증, 인후통, 음성 변화로 이어진다. 목뒤로 넘어가는 분비물이 세균과 만나면 입냄새를 풍긴다.
이 같은 후비루 증상은 목에 기질적인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다. 따라서 내시경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후비루는 한방에서 치료율이 높다. 치료는 원인질환인 축농증 비염 인후염 소화불량을 다스리는 게 우선이다. 목과 비강 등은 심장 뇌와 긴밀한 관계에 있다. 긴장이나 걱정을 하면 쉬 체하고, 복부에 가스가 차고, 몸에 열이 나게 된다. 열은 점액의 농도를 짙게 한다. 소화기관의 연동연하 운동력도 떨어뜨린다.
후비루는 질환의 지엽적인 문제와 함께 인체의 총체적인 관점에서 치료할 때 효과적이다. 후비루를 유발하는 원인 질환 치료와 더불어 폐 기능 강화, 체액과 신진대사 기능 활성화, 소화력과 면역력 증강 처방을 병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체질과 증상에 맞는 적합한 처방을 하면 1~3개월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다만 증상과 원인, 발생기간에 따라 치료 기간은 차이가 난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식치 한의사로 반찬가게창업 프랜차이즈인 ‘김수미의 엄마손맛’ 대표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