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비염을 앓고 있던 30세 남성이 내원했다. 20년 넘게 앓아온 비염 때문에 소극적인 성격으로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그는 양·한방은 물론 좋다 하는 온갖 민간요법을 시도해 봤지만 잠깐 나아지는 듯하다가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처럼 알레르기 비염은 완치가 어렵고 재발이 잦아 환자 대부분이 치료를 포기한 채 불편함을 감수하며 지내고 있다. 모든 질환이 그렇듯이 알레르기 비염 역시 초기에 치료를 받으면 재발을 예방할 수 있지만 많은 경우 감기와 혼동해 병을 방치한다. 그러나 2주 이상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 증상이 나타나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야 한다.
한방에서는 폐에 울화(鬱火)가 있거나 폐가 풍랭에 손상돼 폐(호흡계), 비(소화계), 신(내분비계)의 면역 기능이 떨어져 기혈순환 장애가 발생하면 비염이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폐·비·신의 기능을 올려 기혈순환을 원활히 하고, 인체 저항력과 면역력을 강화시켜 외부물질의 자극에 점차 몸이 견딜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엔 10여 가지 천연 약재를 증상에 따라 맞춤 처방한 신궁환(神弓丸)과 필요에 따라 한약발효 진액제 및 탕약, 한약 연고, 스프레이 요법 등으로 비염을 치료한다. 신궁환은 체내의 독성 물질을 배출시켜 혈액을 맑게 하고, 면역력을 높여 폐 기능을 활성화시킨다. 천연 약재여서 부작용이 없고, 환 형태로 되어 있어 복용이 간편하다. 코 점막 내 부종과 염증은 한약 연고와 스프레이 요법, 코막힘과 콧물은 비염에 효과적인 혈자리 자극으로 각각 증상을 해소시킨다. 또 침과 부항치료를 통해 폐, 대장, 위 등 장부를 다스려 치료 기간이 단축될 수 있도록 돕는다.
혜은당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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