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디어 2016.08.28.>
입냄새 당뇨와 위암, 구취와 간 신장 폐 질환
[WHY 입냄새, WHAT 구취]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63>
현대인의 절반은 입 냄새에 예민하다. 구취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줘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입 냄새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예외가 없다. 대전대 한의대 김대복 겸임교수의 입 냄새 문화 산책을 시리즈로 엮는다.
<63>입냄새 당뇨와 위암, 구취와 간 신장 폐 질환
여름 휴가 때는 짬을 내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다. 모처럼 시골의 부모님과도 꿀맛 휴식을 즐길 수도 있다. 고령 부모님의 건강은 세심하게 챙겨야 한다.
노인은 면역력이 약해 질병에 취약하다. 몇 달 전에 건강 했어도 이상 증세가 발견 되면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 질환은 일정한 신호를 보낸다. 대표적인 게 입 냄새다. 몇 달 만에 뵌 부모님의 구취가 심하다면 질병의 신호로 의심하는 게 좋다.
입냄새의 원인은 다양하다. 구강 질환, 위장이나 폐의 기능 약화, 성대 결절, 코의 이상, 스트레스 등을 생각할 수 있다. 또 연령과 계절, 영양 섭취도 변수다. 나이가 들면 신체기능이 떨어져 노인성 냄새가 난다. 또 무더운 여름에는 탈수, 고열 등으로 인해 침의 분비가 적다. 여느 계절보다 입 냄새가 많다. 식욕에 떨어지는 여름에는 철분, 아연, 비타민 등의 부족으로 입이 마를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일상적인 구취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양치를 자주 하고, 체력 관리, 냄새 요인의 자극성 음식 섭취를 줄이면 된다. 그러나 양치를 하고 물을 수시로 마시는 데도 입에서 고약한 냄새가 계속 되면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중노년에게 많은 게 당뇨다. 그들 중 상당수는 병원 치료를 받기 전에 이미 구취가 있었다. 질병의 신호임을 알아채지 못했을 뿐이다. 중증 당뇨는 과일향과 같은 아세톤 냄새가 난다. 신장 관련된 질환에서는 소변 냄새나 생선 비린내가 난다. 간 질환도 달콤한 아민향이 풍긴다. 간경화증이나 백혈병은 계란이 썩는 악취, 피 냄새의 역겨움이 느껴진다.
비염이나 축농증도 세균증식 요건을 좋게 해 악취 유발 요인이 된다. 호흡을 담당하는 폐의 질환에서도 좋지 않은 냄새 가능성이 있다. 기관지염, 폐렴, 결핵 등이 있으면 호흡 때 입으로 역겨운 냄새가 배출될 수 있다. 위와 담의 열로 인한 소화불량, 역류성 식도염이 진행되면 고약한 악취가 난다.
위암이나 당뇨, 결핵으로 인한 고약한 냄새는 긴급한 구조 신호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입냄새를 구강 위생 문제로 가볍게 생각한다. 당사자 상당수는 냄새가 나는 것은 모른다. 주위의 가족은 구취가 나는 사람에게 얼굴을 찌푸리면서 “식사 후 양치를 꼭 해”, “다른 사람과는 조금 떨어져서 대화 해”, “말하기 전에 껌을 씹어”라는 정도로 끝낸다.
또 대화를 하다 보면 냄새에 취해 크게 의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위와 장에서 부패한 냄새는 말하지 않을 때는 많이 배출 되지 않는다. 안 좋은 냄새는 처음 말을 할 때 입을 통해 많이 쏟아진다. 그래서 처음 말할 때 더 역겨움이 느껴질 수 있다.
구취는 건강의 적신호다. 갑자기 입 냄새가 지속되면 꼭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의외로 큰 병을 쉽게 발견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구취는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여름이 지나면 입냄새 나는 사람의 건강진단이 많아진다. 가족과 가까운 거리에서 오래 말하는 시간을 갖게 되는 덕분이다. 입냄새가 나는 사람에게는 가족이 사실을 알리고, 적극적으로 건강 검진을 권유하는 게 좋다.
글쓴이 김대복
대전대 한의학과 겸임교수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으로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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