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디어 2016.04.26>
입냄새 없애는 침, 구취 일으키는 타액
[WHY 입냄새, WHAT 구취]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28>
현대인의 절반은 입 냄새에 예민하다. 구취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줘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입 냄새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예외가 없다. 대전대 한의대 김대복 겸임교수의 입 냄새 문화 산책을 시리즈로 엮는다.
<28> 입냄새 없애는 침, 구취 일으키는 타액
침을 뱉고 싶다!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에게 하는 말이다. 여기에는 침이 더럽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침에는 입안 세포의 각질, 음식 잔해물, 콧물 등이 섞여있다.
입 밖으로 뱉어내는 침은 여러 가지 혼합물이다. 표피세포나 타액소체 등 다양한 게 녹아있어 혼탁하다고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신선하고 불순물 없는 침은 깨끗하다. 또 건강유지에 절대적인 존재다.
타액으로 불리는 침의 기능은 다양하다. 먼저, 맛을 느끼게 하고, 음식물을 부드럽게 한다. 또 효소 분해로 소화 작용을 한다. 내분비 기능을 좋게 하고, 호르몬과 호르몬 유사물질을 생산한다. 항상성을 유지하게 하고, 혈액응고와 상처치유에도 관여한다. 면역력을 좋게 하는 윤할유 역할도 한다. 여러 기능은 타액 속에 포함된 성분들 덕분이다.
전분을 분해하는 알파아밀라아제(α-amylase), 지방을 분해하는 리파아제(lipase), 당을 분해하는 프티알린(ptyalin) 등의 소화 효소가 있다. 항산화제인 페록시다아제(peroxidase), 항균력의 면역글로블린 A(IgA), 항생작용의 락토페린(lactoferrin), 살균 단백질인 리소자임(lysozyme) 같은 항균물질도 포함돼 있다. 음식물 섭취를 좋게 하는 당단백질인 뮤신(mucin). 입안 건조를 막는 혈장단백질인 알부민(allbumins)도 주요 성분이다.
각 성분은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입 안의 점막 보호, 청결 유지, 항균, 정화작용을 한다. 기능이 원활할수록 입냄새 요인이 준다. 타액은 구취를 억제하는 주요한 기능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침은 냄새 생성과 제거를 함께 한다. 맑은 침은 냄새를 없애는 데 효과적인데 비해 끈적끈적한 타액은 구취의 유발 요인이다. 타액은 구취를 일으키는 아미노산과 황의 주요한 공급원이다. 무색, 무미, 무취인 침에는 끈적한 당단백질인 뮤신(mucin) 성분이 있다.
침의 끈적함이 강할수록 입냄새 개연성이 높아진다. 타액의 끈적거림은 이하선 기능 저하와 관련이 깊다. 침샘선에는 점액세포(mucous cell)와 장액세포(serous cell)가 있다. 점액세포는 설하선과 악하선을 구성한다. 점액세포는 이하선에는 거의 없는 데 반해 장액세포는 대부분 이하선에 분포한다. 점액세포가 있는 악하선과 설하선의 침은 다당류가 많고 끈적거림이 있다. 이하선의 기능이 떨어지면 타액이 더욱 끈적거리게 된다.
끈적거리는 침이 입 안에 있으면 입냄새를 키울 수 있다. 삼킨 후 입안에 남은 침은 대개 뮤신 성분이 진한 것이다. 이 침을 오래 머금으면 구취 가능성이 높다. 침이 있으면 입을 꼭 다물게 입냄새를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 또 맑은 침은 잘 삼켜지는 데 비해 끈적한 침은 입안에 남게 되는 악순환도 있다. 말을 하면 끈적한 타액이 거품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구취해소 여건은 침이 잘 순환될 때 좋아진다. 입 안의 침이 잘 돌면 구취가 제거되고, 진한 타액이 정체해 있으면 입냄새를 유발한다.
맑은 침이 자연스럽게 샘솟게 하는 방법은 마음 안정이 최고다. 심신이 포근하면 부교감 신경이 자극된다. 반면 긴장하고 불안하면 교감신경이 작동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입안의 맑은 침이 잘 흐르지 않는다. 따라서 마음을 여유 있게 하고, 입안의 침샘을 자극하는 혀와 볼 운동도 생활화하면 좋다. 다음, 코로 숨을 쉰다. 입으로 숨을 쉬면 타액이 쉽게 마른다.
입안의 사막화는 맑은 침을 흐르지 않게 한다. 또한 입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한다. 물을 적게 마시면 입이 마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수시로 구강에 수분을 공급하면 맑은 침이 계속 흐를 여건이 된다, 이 같은 세 가지를 생활속에서 실천하면 입냄새를 상당부분 사라지게 된다.
글쓴이 김대복
대전대 한의학과 겸임교수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으로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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