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냄새 100문 100답] <36>담배 흡연 입냄새, 남령초 약초 구취 - 김대복 한의학박사의 구취 의학
강병원 기자 kbw@hankooki.com
구취는 성인의 50% 가량에서 난다. 심한 입냄새는 사회생활의 적이다. 성격이 소극적으로 변하고,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다. 또 건강에도 위협적이다.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가 입냄새 궁금증 100가지를 풀이한다. <편집자 주>
한의학박사 김대복 원장
<사례>
35세 남성입니다. 담배를 하루에 한 갑씩 핍니다. 담배를 많이 피다 보니 입은 물론이고 손가락에서도 역겨운 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담배가 입 냄새를 일으키나요.
<김대복 한의학박사 의견>
먼저, 의견을 말씀드립니다. 흡연은 입냄새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담배를 필 때는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쉽니다. 이때 입안이 건조해져 구취가 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담배의 성분인 타르와 니코틴도 구취에 영향을 미칩니다. 오랜 흡연으로 폐 등의 기능과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성산소의 공격을 막아내기 어렵습니다. 지나치게 생산된 잉여산소인 활성산소는 정상 세포를 공격해 만병을 일으킵니다. 장부의 건강이 악화되면 냄새가 날 수도 있습니다.
담배는 임진왜란 무렵에 일본에서 전래된 것입니다. 당초 담배는 약초로 인식되었습니다. 소화제, 숙취제는 물론 병의 치료에 도움 되는 풀로 알려졌습니다. 담배의 이름인 남령초(南靈草)는 남쪽에서 온 신령스런 풀을 뜻합니다. 담배는 금세 조선 천지로 퍼졌고, 어린애부터 노인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끽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손님 접대문화로까지 발전했습니다. 중국 사람은 손님이 오면 차를 내놓는 데 비해 조선에서는 담배를 권하는 풍속이 생긴 것입니다.
담배의 중독성에 빠진 조선의 상인과 역관은 청나라에 밀수출을 합니다. 청나라는 은화 유출로 인한 자국의 경제교란과 백성의 건강악화를 막기 위해 담배 수입 금지를 합니다. 한 번은 담배 밀수출이 발각돼 외교문제로 비화됩니다. 인조 16년 8월 4일 기록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몰래 담배를 심양(瀋陽)에 보냈다가 청나라 장수에게 발각되어 크게 힐책을 당하였다.”
이날 기록에는 담배의 연원과 효능도 보입니다. “일본에서 생산되는 풀로 잎은 큰 것은 7, 8촌(寸)쯤 된다. 가늘게 썰어 대나무 통, 또는 은(銀)이나 주석 통에 담아서 핀다. 맛은 쓰고 맵다. 가래를 치료하고 소화를 시킨다. 오래 피우면 가끔 간(肝)의 기운을 손상돼 눈이 어두어진다. 담배는 광해 8년(1616년)과 9년(1617년) 일본에서 건너온 담배는 광해 13, 14년에는 피우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담배의 무익론이 대두 됩니다. 이익은 성호사설에서 흡연의 효과와 폐해를 나눕니다. “목에 가래가 낀 경우, 비위가 약해 침이 흐르는 경우, 소화불량, 추위 예방에 담배가 좋다. 그러나 정신에 해롭게 하고, 귀와 눈을 약하게 하고, 머리카락을 희게 하고, 얼굴을 창백하게 하고, 이를 빠지게 하고, 마르게 하고, 노화를 일으킨다.” 이익1681~1763년)의 글을 통해 숙종 영조 시대만 해도 담배의 효능을 잘못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무렵의 조선과 청나라의 문헌에는 화기(火氣)로 인해 폐와 위가 손상되고, 치석의 누적과 용모를 어둡게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 담배독의 제거법, 담뱃진이 눈에 들어갔을 때 해소법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조선 후기에는 담배의 무익이 완전히 인식됩니다. 순조는 8년인 11월 19일 경연에서 흡연의 효과를 부정합니다. “담배가 위의 기능을 강화하고, 담을 치료하는 데 좋다는 효능에 대해 의문이 든다. 근래 남녀노소의 흡연 풍속이 고질화 됐다. 겨우 젖먹이를 면하면 으레 담배를 피운다. 이 같은 잘못된 습속을 중지할 방법은 무엇인가.”
실제로 지나친 흡연은 많은 질병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담배의 폐해 중 하나는 간접흡연입니다. 특히 조선시대의 담배는 제조 공정이 단순했습니다. 지금처럼 여러 단계의 약품처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독성물질이 거의 걸러지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식후 담배 피는 시간이 2~3시간에 이르렀습니다. 강하고 독한 담배를 오랜 시간 피우는 문화였습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1차 피해는 물론이고 간접흡연자의 피해도 컸습니다. 건강 문제를 차치해도 당장 고약한 냄새를 역겨워했습니다. 담배에는 니코틴, 노르니코틴을 비롯하여 당, 단배질, 질소, 회분, 에테르추출물 등이 있습니다. 당시의 담배는 니코틴 함량이 높아 독했고, 노르니코틴도 많이 포함돼 냄새도 역겨웠습니다.
요즘의 담배는 많이 순화됐지만 위의 성분은 여전합니다. 조선 시대 담배 보다는 덜하지만 여전히 입냄새를 일으키는 원인이 됩니다. <김대복 혜은당클린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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