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냄새 100문 100답] (25)몸냄새와 구취증, 입냄새와 전신질환 - 김대복 한의학박사의 구취 의학
강병원 기자 kbw@hankooki.com
구취는 성인의 50% 가량에서 난다. 심한 입냄새는 사회생활의 적이다. 성격이 소극적으로 변하고,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다. 또 건강에도 위협적이다.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가 입냄새 궁금증 100가지를 풀이한다. <편집자 주>
한의학박사 김대복 원장
<사례>
38세 여성입니다. 땀이 많은 체질인데, 두피와 겨드랑이 등에서 냄새가 많이 납니다. 또 입에서도 가끔 역겨운 냄새가 납니다. 머리카락도 빠지는 것 같습니다. 병원에서 몇 번 약을 먹었는데 시간이 지나면 다시 냄새가 납니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 의견>
먼저, 의견을 말씀 드립니다. 사람의 냄새는 땀샘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땀이 많은 체질은 여느 사람에 비해 냄새가 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땀샘은 모공과 같이 있습니다. 두피에 피지가 많이 발생하고 세균이 서식해 지루성피부염 등을 일으키면 탈모 가능성도 있습니다.
땀샘과 체모는 발생 기전이 같습니다. 땀샘은 피부에 모낭 생성이 중단되면서 만들어집니다. 이때 세포파괴 단백질인 BMP가 일정한 역할을 합니다. 머리카락을 키우는 모낭 생성은 임신 15주 무렵에 시작해 20주쯤에 완성됩니다. 모낭이 만들어질 때는 BMP가 억제됩니다. 그러나 임신 17주쯤에는 BMP 발현이 늘면서 땀샘이 만들어집니다. 땀샘은 20주가 지나도 더 생성됩니다. 땀샘과 모발이 혼재돼 있는 이유입니다. 냄새의 원인은 아포크린 땀샘의 활동입니다. 이는 다른 말로 체모에서 냄새가 난다고 것과 같습니다.
인체의 땀샘은 에크린과 아포크린 두 종류가 있습니다. 체온조절 기능을 하는 에크린 땀샘은 심리적 자극에 민감합니다. 아포크린 땀샘은 내분비선 영향을 받고, 몸냄새를 유발합니다. 땀을 모낭을 통해 내보내기 때문입니다. 겨드랑이, 회음부, 유두, 배꼽 주위에 많이 분포합니다.
체취는 섭취 음식, 위생, 질환과 연관이 있습니다. 음식으로 인한 냄새는 일시적입니다. 그러나 땀에 세균이 서식해 나는 위생불량 냄새와 질환에 의한 체취는 치료를 해야 합니다.
체취는 신체 부위와 냄새로 질환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두상의 머리카락에서 나는 고약한 냄새는 지루성피부염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피지 분비가 많고 땀이 증가하면 곰팡이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됩니다. 몸이나 입에서 암모니아 냄새가 나면 간 기능 이상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역겨운 악취는 장의 기능 이상 가능성이 있습니다.
생선냄새증후군의 경우 비린내가 납니다. 생선, 달걀, 콩 등의 대사 저조로 트리메틸아민이 땀과 소변 등에 쌓인 결과입니다. 소변에서 나는 시큼한 냄새는 당뇨, 여성 분비물 악취는 간 기능과 질염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발의 지독한 냄새는 무좀 등으로 인한 곰팡이 서식과 갑상샘 기능 이상, 신경계 기능 이상 우려가 있습니다. 입냄새는 구강위생 불결 외에 간, 위, 신장 기능 이상, 이비인후과 질환 때도 생길 수 있습니다.
양의학의 치료는 세균제거 항생제 요법과 아포크린 땀샘 제거나 완화 수술법이 일반적입니다. 한의학은 땀샘의 표면적 처치 보다는 신체 장부의 근본치료를 추구합니다. 수천 년간 체취를 통해 질병 연관성을 판별해온 경험을 활용합니다. 의학입문(醫學入門)에는 비규우폐 이능지향취 심야(鼻竅于肺, 而能知香臭, 心也) 표현이 있습니다. 코를 통한 냄새 판별로 마음의 작용, 기의 흐름까지도 살피고 있습니다. 창양전서(瘡瘍全書)에서는 ‘비공(鼻孔)을 폐(肺)의 규(竅)로 보고, 그 기(氣)가 뇌(腦)로도 통함을 설명합니다.
한의학은 냄새를 단순한 국소적 문제가 아닌 전신의 개념으로 파악하는 것입니다. 치료는 냄새의 위치와 발병 원인, 개인의 체질을 고려한 처방으로 합니다. 구취증, 액취증, 소갈증 등에 따라 처방이 다양합니다. <김대복 혜은당클린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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