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냄새 100문 100답] (20)이태백과 구취, 주당과 입냄새 - 김대복 한의학박사의 구취 의학
강병원 기자 kbw@hankooki.com
구취는 성인의 50% 가량에서 난다. 심한 입냄새는 사회생활의 적이다. 성격이 소극적으로 변하고,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다. 또 건강에도 위협적이다.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가 입냄새 궁금증 100가지를 풀이한다. <편집자 주>
- 김대복 한의학박사의 구취 의학
<사례>
50세 남성입니다. 술을 무척 좋아합니다. 20년 이상 매주 2회나 3회 술을 마십니다. 건강에는 이상이 없지만 요즘에는 숙취로 인한 입냄새가 오래 갑니다. 당나라 시인 이태백은 30년 이상 음주를 했다는데 구취는 없었나요.
<김대복 한의학 박사 의견>
먼저, 의견을 말씀 드립니다. 당나라 시인 이태백의 현존 시는 1,100여 편에 이릅니다. 정치가이자 문학인인 그는 정치적 변고로 인해 방랑을 합니다. 씁쓸한 그가 친구삼은 게 술입니다. 그는 술 한 잔 마시고, 시 한 수 쓰는 삶을 계속했습니다. 음주 후 호수에 비친 달을 찾다가 죽었다는 설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시선(詩仙), 주선(酒仙)으로 손색없는 삶이었습니다.
그는 수십 년 동안 음주를 했지만 간은 비교적 건강했을 것입니다. 당시로서는 장수인 62세까지 산 것이 증거입니다. 또 간 손상으로 인한 구취에 시달렸다는 문헌도 없습니다. 술을 즐기는 주당은 입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태백은 술독에 빠져 살았음에도 구취 기록이 없는 특이 체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당인 이태백의 시에는 술이 습관적으로 등장합니다. 워낙 술을 좋아하다 보니 친구가 없으면 혼자 마십니다. 요즘 사회 트렌드가 되고 있는 ‘혼술’의 원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가 쓴 월하독작(月下獨酌이 바로 혼술의 모습입니다. 그의 눈에는 세상 모두가 술이었습니다. 천약불애주 주성부재천(天若不愛酒 酒星不在天) 지약부애주 지응무주천(地若不愛酒 地應無酒泉) 구절에서 알 수 있습니다. 풀이하면 ‘하늘이 술을 사랑하지 않으면 하늘에 술을 관장하는 별이 있을 리 없고, 땅이 술을 멀리 한다면 술 샘이 있을 리 없겠지’라는 의미입니다.
하늘에서 지상세계로 쫓겨 온 신선으로도 통하는 그의 술사랑은 세상에 널리 알려졌습니다. 하루는 과도한 음주를 한 이태백이 고성방가의 주사를 부렸습니다. 지나던 관리가 눈살을 찌푸리자 ‘나, 술사람 이태백’이라고 합니다. ‘음주 30년 경력의 주당인 이태백을 당연히 알 텐데 모르는 척하는가’라는 시입니다.
청련거사적선인(??居士?仙人)주사장명삼십춘(酒肆藏名三十春)호주사마하수문(湖州司?何??)금속여래시후신(金粟如?是后身)
이태백은 한국의 숙취해소음료 동영상 광고에도 등장한 바 있습니다. 이태백으로 분장한 개그맨이 음주 후 물 잔에 뱉기, 건배하며 술 건네기, 넥타이로 술잔 적시기 등을 코믹하게 선보였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간은 술에 취약합니다. 지나친 음주는 간을 손상시킵니다. 알코올이 간에서 분해될 때 생기는 대사물질들에 의해 파괴될 수 있습니다. 음주 양이 많을수록, 음주 기간이 길수록 간의 손상 확률은 높아집니다. 특히 매일 거르지 않고 마시면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증, 지방간 위험이 높습니다.
간질환이 오래돼 만성간염, 간경화, 간암 등으로 이행되면 계란 썩는 듯한 지독한 입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구취 원인은 황화합물입니다. 단백질에 함유된 필수아미노산 중 하나인 메티오닌이 소장에서 세균에 분해 되면서 황화합물인 메르캅탄이 생성됩니다. 간 기능이 떨어지면 메르캅탄이 축적돼 호흡 때 폐를 통해 입과 코로 배출됩니다. 간염이나 알코올성 간 질환이 오래되면 만성간염으로 진행됩니다. 손상 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면 간이 울퉁불퉁하고 딱딱하게 굳어집니다.
간질환의 한의학적 치료는 질병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알콜성 간질환 중 초기는 술을 1개월 만 끊어도 대부분은 간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됩니다. 충분한 영양공급과 휴식,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크게 개선이 됩니다. 또 술의 독성을 완화하고, 수습(水濕)을 풀어줘 간의 기능을 강화하는 한약 복용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 같은 효능의 약재는 강황, 홍삼, 지구자, 헛개나무, 갈근, 인진, 포공영, 백복령, 택사, 백출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면역력 강화를 통해 간이 스스로 이겨나가게 하는 게 좋습니다. 세부적 방법으로 간의 혈액을 맑게 하는 청혈치료, 면역력 증진을 꾀하는 면역력강화치료, 기와 혈의 흐름을 좋게 하는 보기치료 등이 있습니다. 이 같은 치료로 간의 건강성이 회복되면 계란 썩는 듯한 입냄새도 사라집니다. <김대복 혜은당클린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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