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냄새 100문 100답] <56> 선비의 입냄새 우정, 동의보감과 액취증 - 김대복 한의학박사의 구취 의학
구취는 성인의 50% 가량에서 난다. 심한 입냄새는 사회생활의 적이다. 성격이 소극적으로 변하고,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다. 또 건강에도 위협적이다.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가 입냄새 궁금증 100가지를 풀이한다. <편집자 주>
한의학박사 김대복 원장
<사례>
50세 남성입니다. 옛 문헌을 자주 봅니다. 옛 사람도 구취나 입냄새, 액취증이 있었습니다. 옛사람은 치료보다는 받아들이는 것 같았습니다. 당시인의 액취증 치료법이 궁금합니다.
<김대복 한의학박사 의견>
먼저, 의견을 말씀드립니다. 전통시대에도 입냄새, 몸냄새는 인간관계에 큰 불편을 주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동의보감 등의 전통의서에 소개돼 있습니다. 그러나 액취증, 구취증 치료를 쉽게 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의사가 요즘처럼 많지 않았고, 경제적 이유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입니다. 그렇기에 치료 못지않게 받아들이는 문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조선 후기의 한글 음운학자인 유희(柳僖)의 글에 겨드랑이 냄새가 나는 남자 이야기가 있습니다. 유희가 영남으로 가는 친구 박기순을 전송하는 시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이야기 속의 주인공은 액취증 치료를 받지 않았거나, 받지 못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시를 살펴봅니다.
昔有病狐腋者, 一室之人不堪其臭, 臭者亦不自安. 顧村鄕又不可投, 乃?糧而遍遊山川. 一日遇路人, 與之同行, 路人數以酒食待之, 未嘗須臾離也. 久之問曰: “我有醜臭, 一室一鄕之所不堪也, 而子獨不棄至是, 豈心之所愛醜, 亦有所忘耶?” 路人笑曰: “所以愛子者, 嗜其臭也, 子若無臭, 何取之有?”
옛날에 액취가 나는 사람이 있었다. 집안사람도 악취를 견디지 못했다. 냄새가 심한 사람도 마음이 불편했다. 하지만 마을에는 머물 곳이 없었다. 그는 양식을 싸들고 길 떠난 유랑객이 되었다. 하루는 거리에서 만난 사람과 친구가 되었다. 그는 길 친구에게서 수시로 술과 밥 대접을 받았다. 길 친구는 액취증 사람 곁에 계속 있었다. 한참 후, 액취증 사람이 물어보았다.
“나에게는 악취가 나네. 가족도, 마을 사람도 나를 멀리했네. 그런데 자네는 나를 버리지 않는다네. 혹시 좋아하고 싫어하는 감정을 잊어버려서 그런 것인가?” 이에 대해 길에서 만난 친구는 웃으며 말했다. “자네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냄새가 좋아서일세. 자네에게 냄새가 없으면 볼 게 뭐가 있겠는가.”
액취증 남자는 소중한 친구를 얻은 셈입니다. 냄새까지도 좋아하는 친구이기 때문입니다. 액취증은 아포크린선 땀샘의 지나친 분비가 원인입니다. 아포크린선이 땀으로 배출하는 지방산과 지질, 콜레스테롤, 색소 등의 유기물질을 세균이 섭취합니다. 이 때 지방과 암모니아로 분해되면서 고약한 냄새가 납니다. 겨드랑이가 닿는 옷에는 노란색의 착색도 있습니다.
치료법은 땀을 억제하는 약물 요법, 지방산 형성을 막는 산화방지제 사용, 항생제와 방취제 활용, 겨드랑이 털 제거, 피하조직 삭제, 교감신경차단술, 보톡스 투여 등 다양합니다. 다만 땀의 양을 강제로 줄이거나 차단하면 신체 다른 부위의 땀이 많아지는 보상성 다한증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동의보감에서는 겨드랑이 냄새인 액취(腋臭)를 액기(腋氣), 호취(狐臭)로 표현했습니다. 치료법으로 감수(甘遂) 가루를 묻힌 돼지고기를 겨드랑이에 끼고, 감초 달인 물 섭취를 제시 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액취증을 자율신경계의 이상, 혈의 순환 문제로 파악합니다. 심장 기능이 저하되면 기의 흐름이 떨어져 손발이 차갑게 되고, 땀이 많이 분비됩니다. 겨드랑이 냄새도 그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또 비위(脾胃)가 약해 소화력이 떨어진 경우, 내분비 기능 저하로 기력 소진,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한 분노(心火)도 진액(津液)을 땀으로 변화시켜 냄새를 일으킵니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심장 강화, 위장 강화, 원기충족 탕약을 처방합니다, 이 같은 처방은 해독, 소염, 발산 작용을 합니다. 신진대사를 강화시켜 몸의 자정능력을 키웁니다. 이 경우 냄새를 유발하는 겨드랑이 땀샘 등의 문제가 해결됩니다. 탕약은 천향산(天香散), 밀타승산(密陀僧散), 오룡환(烏龍丸) 등입니다.
또 인체의 기혈순환을 촉진하는 침구요법도 좋습니다. 겨드랑이의 경락을 자극하면 심장이 강화돼 기혈순환이 좋아집니다. 그러나 침을 놓는 혈은 체질과 증상에 따라 구분해야 합니다. 액취증은 탕약과 침 치료를 병행하면 3개월 정도면 증상이 개선됩니다. <김대복 혜은당클린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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