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구취에 매우 민감하다. 입냄새는 본인에게는 고민을, 타인에게는 불쾌감을 줄 수 있다. 구취에 관한 궁금증을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의 퀴즈 풀이로 알아본다. <편집자 주>
▲ 김대복 한의학박사 |
[호기심]
50대 중반인 남편이 유난히 방귀를 많이 뀝니다. 젊은 날에는 몰랐는데 50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잠자리에서도 방귀를 뀝니다. 방귀가 한 번에 그치는 게 아니라 연속적으로 뀌어서 옆 사람이 민망함과 불쾌감을 느낍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남편에게서 입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 심하지는 않은데 분명히 냄새가 납니다. 방귀의 영향으로 입냄새가 날 수가 있는가요.
[김대복 한의학박사]
먼저, 의견을 말씀드립니다. 방귀가 잦으면 입냄새가 날 개연성이 있습니다. 한의원에 내원하는 구취인을 보면 방귀를 폭발적으로 뀌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이는 방귀가 구취의 절대 조건은 아니지만 자유롭지는 않다는 의미입니다. 소화가 잘 안 되면 장에 가스가 찹니다. 몸 안에 생성된 가스가 항문으로 배출되면 방귀이고, 위와 코로 나오면 입냄새입니다. 방귀가 잦고, 냄새가 독하면 역겨운 구취 개연성이 높습니다.
건강한 성인은 하루에 10~25회 방귀가 일반적입니다. 방귀는 식습관, 들이마신 공기의 양과 관계 있습니다. 흡입 공기가 많을수록, 식사를 빨리 할수록, 식후 빨리 누울수록 방귀가 잦습니다. 방귀는 성인이 하루에 10~25회 정도 뀝니다. 방귀의 양과 횟수는 들이마신 공기의 양, 식습관과 밀접합니다.
질문 내용처럼 심한 방귀 폭탄을 발사하는 경우는 위장 기능 약화로 인한 장내 세균 급증, 이상 발효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몸에 많이 생긴 독소는 방귀, 소변, 입과 코, 피부를 통해 배출됩니다. 구체적으로 하루에 생성되는 가스 500~4000cc 중 250~300cc는 방귀로 빠져 나갑니다. 나머지 대부분은 호흡과 소변으로 배출됩니다.
방귀는 항문을 통해 나오는 가스입니다. 이 가스는 공기와 음식물이 장에서 발효되는 과정에서 생성됩니다. 정상 소화로 인한 방귀는 냄새가 거의 없습니다. 복부도 시원하게 합니다. 그러나 소화불량이 계속되면 방귀 냄새가 독해지고, 입 냄새도 심해집니다. 방귀를 심하게 뀌면 입냄새가 날 가능성이 높은 이유입니다.
한방의 고전인 동의보감에서는 방귀의 원인을 소화기능 저하로 봅니다. ‘장위(腸胃) 울결로 인해 발효가스가 밖으로 나가지 못해 트림과 방귀로 배출된다’, ‘방귀를 뀌어야 설사가 된다(不轉失氣者不可下)’, ‘약 복용 후 방귀가 많으면 곧 낫는다(屁多乃見其效)’ 는 등의 표현에서 알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 적취편에서는 방귀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식적(食積)에서 찾습니다. 소화불량, 설사, 복통, 방귀를 유발하는 식적은 음식물 발효 때의 노폐물과 좋지 않은 기운이 쌓인 상태입니다.
방귀 냄새의 역겨움은 구성 가스의 비율에 영향 받습니다. 방귀의 주성분은 질소, 에탄, 이산화탄소, 수소입니다. 또 냄새와 직결되는 암모니아,·황화수소, 스카톨,·인돌 등도 포함돼 있습니다. 단백질의 이상 분해로 인해 이 가스들의 생성이 많아질수록 냄새가 독해집니다. 방귀 냄새를 독하게 하는 소화불량 원인은 대장과 위의 기능 이상, 당뇨 등의 질환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악취가 나는 방귀를 줄이고, 입냄새를 완화하는 방법은 위장을 강화하는 처방이 좋습니다. 또 근본적으로 위장을 튼튼하게 하는 법은 스트레스 해소, 식생활 개선, 운동 등입니다. 섭생은 소화가 잘 안 되는 음식과 황화수소와 인돌 함유가 높은 무나 파 등을 피하는 게 좋습니다. 식후 30분~1시간은 눕지 않아야 합니다. <김대복 혜은당클린한의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