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구취에 매우 민감하다. 입냄새는 본인에게는 고민을, 타인에게는 불쾌감을 줄 수 있다. 구취에 관한 궁금증을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의 퀴즈 풀이로 알아본다. <편집자 주>
▲ 김대복 한의학박사 |
[호기심]
40대 후반 여성입니다. 신경이 예민한 탓인지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합니다. 수면제에 의지하는 날이 많은데, 어느 날부터 입안이 마르고, 냄새가 속에서 넘어오는 느낌입니다. 불면증으로 인해 입냄새가 생긴 것일까요. 또 치료될 수 있을까요.
[김대복 한의학박사]
먼저, 의견을 말씀드립니다. 수면장애나 불면증은 입냄새의 원인이 됩니다. 불면증으로 인한 구취는 수면을 충분히 취하게 되면 사라집니다. 즉, 불면증 치료로 해소될 수 있습니다. 오랜 기간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은 구취로 고통 받는 사람과 공통적인 호소를 자주 합니다. “입안이 바싹 타들어가는 것처럼 마른다.”, “목에 가래가 낀 느낌이다.”, “말을 할 때 목이 아파서 물을 마셔야 한다” 등입니다.
이는 불면증으로 인해 기와 혈액 흐름이 방해를 받기 때문입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두뇌가 무겁고, 흉부의 압력, 복부 압력이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근심걱정, 가슴의 답답함, 소화불량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면역력 저하와 함께 무력감, 발열, 식은땀도 많이 보입니다.
만성 불면증은 우울증을 부릅니다. 불면증 환자의 15% 내외가 우울증세를 갖고 있고, 우울증인 사람 90% 전후에서 수면장애가 있습니다. 불면증과 우울증은 구취의 주요한 원인입니다. 특히 심장 기능이 약하면 입냄새를 일으키는 우울, 불안, 초조, 불면에 쉽게 노출됩니다. 불면증, 우울증, 입냄새는 다른 질환이지만 같이 치료할 때 효과적인 이유입니다.
불면증이나 우울증 환자는 면역력 저하로 인한 진액 부족, 소화기능 저하로 인한 발열과 타액감소, 혈행 악화로 인한 수분 공급 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 불면증과 우울증 약 성분의 일부는 침 분비를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침샘 수용체에 타액 생성과 연계된 신경전달물질 아세틸콜린이 도달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침은 소화효소로 구강 청소기능, 면역력 강화 기능이 있습니다. 따라서 침의 감소는 위염이나 역류성식도염, 구내염, 구강질환 등 입냄새 요인을 만들거나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에서는 불면증을 음기 부족, 간 기능 저하, 근심과 번뇌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봅니다. 세 가지 모두 구취 유발 요인입니다.
불면증과 구취는 몸의 면역력을 강화하고, 신체 리듬을 정상화하면 좋아집니다. 자율신경 이상을 부르는 오장육부의 한열(寒熱)과 허실(虛實), 혈액의 흐름을 바로 잡는 게 필요합니다. 위와 폐의 열을 낮추고, 몸의 자정능력을 키우고, 간과 심장 기능을 강화하는 처방을 합니다. 약재는 증상과 체질에 따라 다르지만 신사묘향산, 영지고, 산조인탕, 독활탕, 진주모환 고정향 등이 효과적입니다. <김대복 혜은당클린한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