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냄새를 일으키는 질환은 다양하다. 입 냄새와 연관 있는 다양한 질환과 치료법을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가 연재한다. <편집자 주>
“가슴이 답답하다.” 코로나19 위험성이 장기화되면서 가슴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부쩍 늘고 있다. 한동안 참고 노력하면 아이도 등교하고, 가게도 열 수 있고, 회사도 제대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인내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산발적으로 크고 작은 지역감염이 계속되고 있다. 마냥 생계를 소극적으로 할 수는 없다.
그런데 더 문제는 경제 행위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 산업에서는 코로나19 특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산업과 사람들은 커다란 타격에 휘청거리고 있다. 그렇다고 뾰족한 대책도 없다. 치료제나 백신이 나올 때까지는 조심하며 살아야 한다. 가슴이 터지고, 속에서 불이 나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현실은 가슴이 답답하고, 때로는 쥐어짜듯 아픈 통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가슴뼈를 누르면 아픈 경우가 많다. 그만큼 스트레스가 쌓였다는 뜻이다.
두려움과 불안이 계속되면 심장을 구성하는 근육과 혈관이 압박을 받는다. 이로 인해 혈액 순환이 정체되면 가슴이 답답하거나 아픔을 느낀다. 한숨이 잦아지고, 신경쇠약, 소화불량, 변비, 불면, 두통, 요통, 만성피로, 식은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것이 한국인에게 고유명사가 된 화병(火病)이다.
지속적인 불안과 스트레스는 신경계, 내분비, 호르몬의 이상을 일으켜 입안과 장내 세균총에 불균형을 가져온다. 만성스트레스인 화병은 체온 조절도 어렵게 한다. 불만을 참고 참는 데서 만들어진 분노가 열로 전환돼 가슴과 두뇌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해 구강 온도의 미세한 변화와 세균 증식 개연성이 있다. 화병이 장기간 지속되면 입냄새를 풍기는 주요 요인이다.
가슴의 불쾌감과 호흡곤란은 화병과 함께 공황장애의 대표적 증상이다. 또 둘 다 오래되면 구취를 유발할 수 있다. 차이점은 화병은 증상이 점진적인 반면에 공황장애는 순간적으로 심한 편이다. 화병은 코로나19나 사기꾼 등 피해를 준 대상에 대한 원망과 억울함이 큰데 비해 공황장애는 밀폐된 공간에서 숨을 제대로 못 쉬는 등의 특정상황에 대한 신체증상 걱정이 크다.
화병(火病)은 정신과 육체의 상호작용으로 일어나는 복합성 질환이다. 한의학에서는 화병을 울화증(鬱火證)으로도 표현했다. 명나라 장개빈이 경악전서에서 화증(火證)을 처음 언급하면서 불기운이 막혀 발생하는 울화로 일어나는 증상을 울화증(鬱火證)으로 설명했다. 위나 폐에 열이 발생하면 침의 분비가 적어져 입마름이 일어난다. 구강이 건조하면 세균증식 여건이 좋아지고, 침의 항균 작용과 윤할 작용도 떨어져 구취를 야기한다.
화병과 공황장애 치료는 심장기능 회복이 포인트다. 또 위와 폐를 잘 다스려야 한다. 심장 등 장부의 기능을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방법은 탕약, 침, 약침, 뜸, 명상 등이 있다. 탕약은 직접적으로 심장강화와 내분비, 호르몬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침은 신경 안정과 긴장된 근육 이완에 도움이 된다. 명상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치료는 증상과 체질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약물은 입맛저하, 분노상승, 불안, 안구충혈 등의 정도에 따라 소요산, 귀비탕, 분심기음, 시호가용골모려탕, 온담탕, 계지가용골모려탕 등이 처방된다. 이 처방들은 입냄새 제거와도 관련이 있다. 화병 증상 중 구취의 정도에 따라 약재를 가감한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